세상 이치에는 차례가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낮밤, 아이어른노인, 생로병사, 형님동생, 부모자녀....
차례와 순서로 표현되는 법칙이나 안정적인 상태가 깨질때를 Chaos(혼란) 라고 한다.
혼란을 감당해야 하는 당사자는 누구일까?
안정적인 질서를 함께 유지했던 사물 또는 사람일 것이다.
사람이 겪는 여러가지 혼돈 중에서 가장 힘든 것은
부모보다 앞선 자녀의 죽음일 것이다.
"오는 것은 순서가 있어도, 가는 것은 순서 없다"는 말은
누구든지 죽음으로 인한 혼돈을 경험할 수 있다는 말이다.
나는 오늘,
자녀를 앞세운 부모의 망연자실한 쓰러짐을 봤다.
그것도 여식이 스스로 택한 이별이기에
이 모진 장면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암담하고 슬펐다.
뽀얀 육신의 마지막 모습을 한
한줌의 가루를 움켜지고
"OO아 잘가라"는 인사도 나눌수 없는 상태로 마지막 이별을 했다.
부모와 여식은 그렇게 영영 이별을 했다.
영영.
건강마을제작소 박평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