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싶은길 100선

진해둘레길 답사기-2

발란스짱 2010. 5. 14. 16:24

02:30

흰돌메공원 출발, 황포돛대-영길마을로 향한다.

서양 신부님의 최초 국내 상륙지가 바로 이곳 세스베데스 신부님기념공원이다. 공원이래야 기념비, 벤치, 팔각정 쉼터 너댓개

정도지만 천주교신자들 뿐만 아니라 '아는사람들'만 찾는 조용한 명소이다.

 

03:00 - 22km

웅동1동 독립기념비앞 도착.

임도 야간도보를 준비한다. 인원체크를 다시 한번 하고 출발한다.

캄캄한 숲길이다. 헤드렌턴의 불빛자리에 내 발자국을 남긴다. 이렇게 2시간을 걸었다.

렌턴의 한줄기 빛은 어둠속의 임도를 밝히고, 내일의 내 일을 밝히고 있었다.

남양-소사-백일마을 구간은 약 10km로써 2시간 정도로 짧은 구간이었지만 야간도보는 정말 색다른 체험이었다.

진해둘레길 55km를 완보하면서 가장 좋았던 구간이었다. 그만큼 여운도 오래가는 듯 하다.

이 구간은 다시한번 야간도보를 해 보고 싶은데 혼자서는 못하겠다. (겁이 많아서....^^)

 

05:00 - 30km

백일마을로 사알짝 내려와서 마을을 통과한다. 그리고 백일마을 서편에서 시작되는 '백일아침고요산길'에 도착했다.

약간의 휴식을 취하면서 뒤따라 오는 일행을 기다린다.

'인도행' 님들이 챙겨온 초코칩도 얻어 먹고, '워킹진해'의 울트라맨 님은 건포도을 한입 가득 넣어 주신다. 캬--햐. 꿀맛이다.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여명이 밝아온다. 새벽잠 없는 토종닭은 꼬끼오를 외치며 백일마을을 깨운다.

 

워킹진해 여성회원 두분이 도착할 시간이 지났는데도 보이질 않는다. 나와 함께 기다리던 워킹진해 1기 오수옥님의 애타는

기다림은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날즈음 반가운 오렌지군단의 유니폼이 보인다. 2명이 내려온다.....이미 날은 환하게 밝았다.

 

05:30

수옥 님과 2명의 워킹진해 멤버를 남기고 백일아침고요산길을 오른다.

한참을 걷다가 대발령 아래에서 백일마을 쪽으로 뒤돌아 보니 아침햇살이 산 꼭대기에 걸려있다.

산에서 맞는 일출이다.

 

 

 

06:50 - 33km

대발령 지나감

  

밤새워 걸은 피곤한 몸뚱아리에 대발령의 기운과 천자봉의 기운이 쏙쏙들어와 박히는 듯 했다.

아 ---- 정말 기분 좋았다. 그리고 혼자 보기엔 너무 아까워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나 사진은 역시 생생한 live만 못하다. 지금도 눈에 선하다. 자연이 뿜어내는 아름다운 장관이...

 

이미 꽃단장을 마친 대발령에서 내려 오는길도 넘 아름다웠다.

 

 

 

07:00 - 36km

천자암에 도착했다.

 

07:20 - 41km

출발에서 부터 40km가 되는 청룡사 도착. 심신이 피로해 진다. 무릎도, 발다닥도.....

인도행에서 준비한 '얼큰시원개운+피로가 확 풀리는' 쇠국기 국밥을 한그릇 했다.

정말 맛 있었다. 아, 잊지못하겠다. 그 맛은 정말....짱이에요.

 

 

 

07:40

아침식사 완료. 청룡사를 떠나 안민고개까지 6.5km 구간을 걷는다.

평소에 이 구간은 수없이 다녔는데..오늘은 왜 이리 길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왕피곤이 몰려온다.

이 구간을 걸으면서 여태 몰랐던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

밤새워 걷느라 한순간 안 잤는데 눈에 눈곱이 끼어 있었다. [해석불가] 누가 설명 좀 주셔요.

 

임도의 아침은 사람 환장하게 아름답다.

여러분, 자연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색깔을 한번 봐 주셔요.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이곳은 진해둘레길 이랍니다. 걷고 싶으시죠?

포털 다음에서 '워킹진해'를 검색 하세요. 함께 할 수 있습니다.

 

 

08:55 - 45km

안민마루 도착.

인도행의 3명이 먼저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5분간 휴식을 취하고..

 

 

 

09:00

다시 출발

이제 남은 구간은 하늘마루로 올라가는 2.5km. 체력은 이미 바닥난 상태..최고 난코스

인도행 3인방이 앞장서 간다.

 

 

그리고 삼밀사 - 진해시민회관 - 여좌천 - 진해역까지 계속 내리막 구간이다.

하늘마루로 올라가는 오르막 코스는 정말 힘들었다. 그날따라 오전 햇살은 우찌 그렇게 따갑던지...목에 걸려있는 카메라는

더 이상 그 기능을 하지 못했다. 그냥 짐 이었다. 2kg 남짓한 카메라가 오르막을 향하는 나의 온몸을 짓누르는 듯 했다.

{장거리 도보에는 가볍고 작은 소형 디카를 추천합니다}

 

09:25 - 47km

하늘마루 입구 도착.

아래로 보이는 진해전경은 너무나 평안해 보였다(신발 안의 발다닥 과는 정반대로..)

이쯤부터 발다닥에 물집이 잡혀 많이 따가웠다.

 

하늘마루에서 바라본 진해 중부권

 

 

09:30

하늘마루를 뒤로하고 삼밀사로 내려간다.

길에서 다람쥐를 만났다.

요놈은 내가 무서운지 쥐 구멍이라도 들어 갈려고 한다.

주말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베낭을 메고 올라오고 있다.

"수고하십니다" 하고 인사를 건내니

"반갑습니다" 하고 답례를 해 오신다.

 

'인자요산' 맞다.

 

10:00

장복산 휴게소 매점도착

생수를 주문했더니 시원한 물이 없다고 대신 얼음을 한컵 가득 주신다.

인심 넉넉하신 아지매가 매점 주인이란다.

풍선처럼 통통 부풀어 올라버린 발가락에 얼음찜질을 해 본다.

괜찮다. 시원하고 부기도 좀 빠지는 것 같고...

 

10:10 - 52km

시민회관 도착

시내버스도 보이고, 승용차도 보이고, 저 아래로 내수면 환경생태공원도 보인다.

이제 다 왔다. 횡단보도 신호등을 기다리는 동안 잠깐 앉아서 휴식.

양쪽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10:20

여좌천 데코로드를 걷는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라도 운치 있다.

이 봄이 가고 여름오면 여좌천은 '초록매미'로 옷을 갈아 입을 것이다.

 

 

10:30 - 55km

진해역 도착. 진해둘레길 55km를 완보했다.

코너를 돌아 진해역 광장으로 들어서니

여좌동 회장님과 회원님들이 열렬히 박수를 치며 환영해 주신다.

정말 감사했다.

지칠고 힘들때 누군가의 응원과 격려를 받는다는 것은 정말 기분좋은 감동이다.

 

5/7. 21:00 진해역 출발

5/8. 10:30 진해역 도착.

무박 2일, 13시간 30분에 걸친 진해둘레길 완보는 내 젊은날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 길을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직장동료와 함께, 이웃과 함께, 그리고 저희 [워킹진해]와 함께

걸어 보시지 않겠습니까?

 

발란스짱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