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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와 퍼실리테이션

발란스짱 2022. 9. 27. 06:39


동사무소에서 주민자치센터로,
주민자치위원회의에서 주민총회로,
관주도 예산책정에서 주민참여형 예산제도 도입으로 변화했다.

변화가 보이나요?
공공의 영역에 주민이 관여하는 형태로 점점 변해간다. 주민이 참가하는 것을 너머 주민이 참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참가와 참여는 질적으로 다르다.
참가는 수량적 표현이라면, 참여는 정성적 표현이다.

참가는 양적 결과를 뜻하는 아웃풋이라면
참여는 성과를 뜻하는 아웃컴이다.

참가는 상품성 떨어지는 맛없는 딸기 100상자를 수확했다면
참여는 100상자 중에서 맛있는 딸기를
90상자 수확한 것이다.

모든 딸기가 맛있는 것이 아니듯이
모든 참가자가 참여자는 아니다.
참여는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무리 속에서 자신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수동적인 참가에 익숙한 전체 무리 속에서 이렇게 돌출행동을 하는 것을 생물학에서 돌연변이라고 한다.

변화는 돌연변이에 의해서 시작된다. 주민에 의한 주민중심의 보건사업활성화는 돌연변이 역할을 할 주민건강리더를 발굴, 양성하고 그들의 역량을 높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들은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서 무리짓는 주민조직화에 능숙하다. 참여에 능숙한 사람일수록 변이 역할을 할 확률도 높다.

참가자가 스스로 참여자 역할을 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극히 드물다. 때문에 참가자를 참여자로 변신시키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 기술을 퍼실리테이션이라고 한다.

주민과 함께 협업해야 하는 공무원이라면 퍼실리테이션 기술을 익히고 주민접점의 순간에 퍼실리테이터가 되어서 주민참여를 이끌어 내어야 한다. 공공과 민간의 협력은 이렇게 시작되고 주민주도형 사업의 마중물이 된다.

공무원이 가만히 있는데 보건소가 주민중심으로 활력넘치는 모습으로 변할리 없다. 주민이 편안하게 다가오고 자신들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드러내고 토론하고 지지고 볶으면서 합의를 하고 합의한 것에 대해서 스스로 관리하고 책임지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 민관협력사업담당공무원의 역할이다.

서두에 말했듯이 우리는 이미 주민참여 시대에 살고 있다. 시대를 선도할 역량을 갗추고 이미 준비되어 있어야 했지만, 현장의 모습은 그렇지 못하다. 주민참여형사업, 주민주도형사업을 계획한다면 주민과 함께하는 공무원이 먼저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특정프로젝트의 출발점에서는 공무원이 운전사가 되어야 한다. 그러다가 주민과 함께 운전대를 잡고 가다가 주민의 운전실력이 좋아지면 운전대를 주민 손에 맡겨야 한다. 의사결정권한을 주민에게 넘겨줄 때 진정한 주민참여형, 주민주도형 그 무엇이 완성된다

글. 보건학박사 박평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