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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ing 4.0시대

발란스짱 2021. 8. 17. 17:20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오로지 걸어야 했던 근대 이전의 인간과 달리 현대사회의인간은 일상생활 중 남는 시간에 정해진 공간까지 자동차를 타고 가서 걷는다. 선택이 가능한 항목으로 입지가 좁아져 버린 걷기는 여가 산업에 흡수됐다. 체육관, 헬스장, 쇼핑몰 등 레베카 솔닛(Rebecca Solnit)이 말했던 보호구역에서 걷는 일은 소비를 위한 수단이 되었다.

자동차 중심으로 이루어진 도시 공간에서 각종 사회문제가 야기되면서 이에 대한성찰과 자성이 공감을 얻기 시작했다. 1960년대부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보행환경 중심의 도시계획이 논의 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근대화와 도시화를 급격하게 겪으면서 자동차중심 사회로 진입하게 되었고,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보행권을 시작으로 사회운동이 벌어지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에 각종 정책적 접근과 학문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것들은 주로 도시공학적인 입장에서 걷기와 도시 공간에 관한 연구들이 주된 흐름으로, 걷기가 지닌 사회적 의미 그 자체에 주목한 연구는 드물었다.

 

지역주민들은 왜 걷지 않는 것일까? 걷지 못하는 것일까? 걷기의 사회적 의미 변화에서 나타나 있듯 현대인들에게 걷기는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하나일 뿐이고, 제주의 지역주민들도 그 현상에서 예외는 아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지역주민들은 열악한 대중교통 체계와 위험 요소로 가득한 도로에서 걸으며 이동하는 대신 자동차를 이용하게 되었고, 늘어난 자동차가 다시 보행자를 위협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걷기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자 걷기친화도시 환경조성을 위해 보행자와 자동차의 접점지대에서 발생하는 사고예방을 위해 보행자 안전확보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걷기는 이웃 간에 얼굴 보는 관계를 지향하며 신뢰 형성을 위한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최근에는 걷기가 사회적 자본으로써 인정받고 있다. 걷기는 더 이상 개인차원의 건강행위 수준이 아니다. 그 자체로서 이미 사회문화적 자본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지역주민들의 걷기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우리의 삶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지역사회가 얼마나 걷기 좋은 곳인지를 관찰하는 것은 지금 잘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일이며 앞으로 잘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해답이기도 하다(김태연, 2018)*.

*김태연(2018). 걷기의 사회적 의미. 제주대학교석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