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책 <바로walking>

당신의 걸음은 몇 살 입니까

발란스짱 2019. 8. 5. 10:49

#1살. 누워만 있는 신생아

중력에 덤벼볼 엄두도 못낸다. 하지만 뇌세포는 작전을 짠다. 뒤집기를 시도한다. 힘 자랑이 시작되었다.

어느날, 방바닥의 마찰력을 이겨내며 낮은 포복으로 생애 첫 이동을 경험한다.

어마무시한 마찰력을 이겨낸 아기는 중력과 한판붙기 위해서 끊임없이 엉덩이와 허리를 들고

높은 포복으로 이동하는 연습을 한다.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혼자 힘으로 중력을 이겨내고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뭔가를 짚고 일어서지만 휘청휘청 한다. 중력과 맞짱뜨기에는 아직 근력이 딸린다는 것을 알고는

털석 주저 앉는다. 중력이 만만치가 않다.

벽 짚고 걷기 연습하기 3개월이 지났다. 어느날 용기를 낸다.

그동안 도움의 손길이 되어준 엄마아빠의 손을 놓고 혼자 걸어보기로 했다.

성공이다. 독립보행만세!!!


#2살. 중력과 맞짱 뜨는 돌배기

도움의 손길없이 순수 자신의 근력만으로 중력을 이겨낸 승리의 날이 지속된다.

어른들이 걷는 것을 따라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어른들처럼 뒷굼치부터 땋게 닿게 하니까 자꾸 뒤로 넘어진다.

하루에도 수십번 엉덩방아로 엉덩이에는 시퍼런 멍이 사라질 날 없다.

영광의 흔적이다. ㅎㅎㅎㅎ


#3~5살. 연습만이 살길이다

뒤굼치부터 착지하려니 머리가 무거워서 자꾸 뒤로 넘어진다.

포기하고 뒤굼치는 들고 앞쪽 발가락 걷기를 시도해 본다.

와~~~뒤굼치걷기보다는 훨씬 더 많이 걸을 수 있다. 그런데 얼마 못가서 발가락끼리

걸려서 넘어진다. 뒤굼치로 걸을때는 엉덩이가 불이 났는데 발가락걷기를 하면서부터

무릎이 성할 날 없다. 이래저래 힘든 걸음연습이다.

그래도 걷기 위해서는 발가락 걷기를 고집한다.


#6살. 어슬픈 나의 걸음을 완성한다

발가락걷기의 장점을 발견했다. 넘어지고 일어나는 것을 반복하는 동안

장단지, 허벅지, 등과 배, 허리, 어깨 뿐만아니라 온 몸에 힘이 강해졌다.

발가락걷기를 계속하다가 발바닥 전체로 땅을 짚어 본다. 성공했다.

조심스럽게 뒤굼치걷기도 시도해본다. 와~~성공했다.

이제는 뒤굼치걷기를 해도 흔들리지 않고 제법 안정적인 걸음걸이가 된다.

내 나이는 어느새 6살이 되었다. 안짱걸음과 8자걸믐이 조금씩 없어진다.

반듯한 11자 걸음으로 걷기 시작한다. 속도 조절도 원활하다.

어슬퍼지만 나의 걸음걸이가 완성되었다.


#7살. 한발로 중심잡기 성공한다

이제 달려볼까? 나의 근력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룬다.

기력없어 중심 못잡아 넘어지는 일도 없고 다리에 힘도 강해졌다.

유치원 입학하면서 다양한 신체활동 놀이를 한다.

한쪽 발로만 서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놀이가 많다.

처음에는 힘들고 서툴지만 서서히 적응해 간다.

외발서기 신공으로 중력과 맞짱뜨기 성공한다. 새로운 경험이다.

왠지 허리에 힘이 강해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8살. 걷기를 무시하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완전독립보행의 안정기에 접어 들었다.

이제는 걸어다니면서 휴대폰으로 전화도 하고 게임도 한다.

walking with a multi tasking을 하는 지구인이 되었다.

운동화걷기도 되고

슬리프걷기도 되고

비오는잘 장화걷기도 된다.

걷기에 대해 신경을 안써도 완전자동화 되었다.


#초등~중학생. 엉터리 자세로 걸었다

여중생은 2차성징으로 가슴이 커진다.

정상적인 발육성장 과정이지만 부끄럽게 생각하고 상체를 움추리고 걷는다.

심지어 책가방을 앞으로 걸어서 상체는 더욱 앞으로 쏠린다.

종일 의자에 앉아서 공부하느라 상체를 숙인다.

앉으나 서서 걸으나 이래저래 여중생의 척추는 이중고를 겪는다.

나쁜 자세로 인해 척추측만, 척추전만이 발생하고

길이성장하는 뼈를 튼튼하게 받쳐줄 근육, 힘줄, 인대는 운동부족으로 약해진 상태다.

어찌된 일인지 걸을수록 발다닥이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목도 아프다.

이 시기에는 바른자세가 제일 중요한 시기지만

어느 누구도 적극적으로 코멘트 해 주지 않는다.


우리의 아이들은 이렇게 커가고 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아버지,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는

오늘도 엉터리자세로 걸어가고 있다.

한걸음 한걸음 고통으로 향해 가고 있다.

이렇게 계속 걸어가면 안된다.

우리의 걸음을 당신의 걸음을 되돌려야 한다.


글. 건강마을제작소 박평문